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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이야기

나의 아들이 커서 아빠에게 "아빠는 어떤 정치를 원해요?"라고 묻는다면

대선이 끝나고,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되지 않아 화가 났고, 반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미워졌었다. 며칠이 지나자 그쪽 사람들의 입장의 글을 둘러보니, 그들이 지지하는 세상, 가치에 대해서 내가, 그리고 내가 지지하는 입장에서 그들을 이끌 수 있는 무언가가 없었구나 하고 느껴졌다. 충분히 그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고, 그런 생각을 이해해주고 대변해주는 후보를 지지할만하다. 그러고 나니 왜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졌을까, 무엇이 문제였을까? 라는 질문이 들었고, 하나씩 생각이 정리되었다. 

같은 문제라도 그것을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서 대중들의,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정도, 아니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이미지가 다른 것 같다. 그런 과정에서 다소 진보 스탠스에 호의적이지 않는 언론들은 먹잇감을 잘 찾아, 대중의 감정을 아주 강하게 후벼파는 헤드라인과 기사들로 대중들의 의식과 무의식을 자극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좀 더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때의 노란 저금통이었나?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에 개의치 않게 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끄는 방식들이 필요했다. 이미지 메이킹, 제스쳐, 워딩 등. 

그리고 진보의 입장에서 모두를 다 포용하려고 한다면, 분명한 스탠스를 취하면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나 제도를 펴보이면 그로 인해서 기존에 갖고 있던 것들을 내려놔야하는 강자, 기득권들에게도 정책적으로나 그럴상황이 못되면 문화, 홍보, 사회적 분위기 등을 조성하는 것에도 노력을 했었어야 했다. 이런 것들은 대선이 끝나고서가 아니더라도 그전부터 계속 제기되어 왔던 문제이다. 강자의 권력과 자산을 일부 내려놓게 해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갈등은 있기 마련이고, 이런 것들을 더욱 자극시켜 자신의 돈벌이, 명성을 얻기 위해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 와중에 기존의 가치와 자산을 지키려고하는 보수의 스탠스에서는 결국 갈라치기와 단순한 논리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훨씬 쉬운 것 같다. 

이런 진보 정당의 어려움이 결국 총집결하여 사상최대의 득표율을 기록하였지만, 반대로 보수쪽에서 더 총집결을 하여 이긴 선거다. 20~40대의 투표권수는 노령화되는 인구구조상 더욱더 줄어져 가지만, 미래의 5년을 거는 후보와 정당에서는 앞으로의 20~40대의 미래를 위해 공약을 내놓는다. 하지만 정작 60대 이상의 투표권 비율이 30% 남짓이 되는 상황에서 표심의 행방은 그들에게 좌우되고 있다. 

Manifesto. 공약의 이행. 후보마다 자신이 펼칠 공약을 내어놓고, 그 공약을 토대로 자신의 당선을 이뤄내는 것이 정석일 것이다. 하지만 선거는 상대방을 이겨야 내가 살아 남지, 지면 그대로 끝이며 자칫하면 자신의 정치 인생의 종말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정책도 이길 수 있는 정책을 내놓고, 온갖 수단(강한 워딩, SNS 등)을 동원해서라도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서 당선되어야 그 의미가 있는 것이다. 선거는 전쟁.

서론이 길었다. 사실 오늘 문득 생각난 것은 어린 아들이 나중에 커서 "아빠는 어떤 정치를 지지해요?" 라고 물었을 때 혹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관이 혼란이 있는것 같아 물었을 때, 아빠로서 나는 어떻게 답을 할것인가에 대한 답이 정리가 되었다. 

아들아. 정치는 크게 지금 있는 가치와 갖고 있는 것들을 지키고 기존의 것을 유지하려고 하는 "보수"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약자를 보호해주고 서로가 다 같이 살수 있는 세상을 추구하는 "진보"로 크게 나뉜단다. 어느 것이 더 나아보이니? 진보란게 그럴듯 해 보이지만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많이 가졌거나 많은 힘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을 내려놓고 나눠주어야 가능해. 그런데 너도 가지고 있던 장난감이나 태블릿이나 이런것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냥 준다고 하면 몹시 속상하겠지? 사람의 본래 모습은 그럴 수 밖에 없단다. 내가 가진 사람이면 그것을 그대로 갖고 있거나 더 늘릴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당연하고 훨씬 쉬운 생각이야.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어찌되었든 말야.

하지만 아빠는 말야 직장을 다녀서 부유하게는 못살지만 그래도 회사에 다니면서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고 엄마와 함께 너를 키우고 하는데는 문제가 없어. 그래서 그런 약자들을 보호해주는 데 관심을 안가져도 문제는 없어. 하지만 조금만 잘 살펴 보면 사회에서 힘들어하는 약자들.. 그러니깐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을 못하는 사람들. 공평하게 기회가 가야하는데 태어난 순간부터 환경때문에 그러지 못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좀 더 보호해주고 싶어.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내가 지지하는 정당과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아서 그런 사람들을 좀 더 보호해주고 기회를 주는 세상을 꿈꾸고 있어.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을 좀 더 내려놓고 나눠줘도 말야. 

서로 혐오하지 않고, 서로 미워하지 않으며,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그런 정치. 아빠는 그런 정치가 언젠가는 우리나라에 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살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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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꼭 전해주자 우리 아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