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중앙일보
내가 정말 처음으로 이 사람을 찍어야 겠다라고 느낀건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그전의 정치인들과는 사뭇다른 행보, 권위를 내려놓는 자세에서 나는 진실된 사람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점들은 단순히 한 연설, 유세 등을 보고 느꼈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의 가치관과 그 사람의 언행일치를 확인하는 방법은 그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문재인 전 대표. 지금은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차기 대선후보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실 당대표로서 활동을 할 때에는 리더로서의 결단을 빨리, 단호하게 내려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있을 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보기에는 답답한 면이 많이 있었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대표가 결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때에는 빠른 결정이 좋은 리딩을 하여 좋은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런 점이 그에게는 좀 아쉬웠다.
그래서 그도 약간 다른 기성 정치인처럼 결국 정치적인 인물이 아닌가 의심이 계속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믿게되고 그에게서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은 바로 그의 경력이다. 노 전 대통령의 친구로서 조력자로서 많은 활동을 도왔으며, 인권변호사로서도 활동한 그의 경력은 그를 믿게 만드는 것들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의 사람 됨됨이 등을 보지 못하여 100% 알 지는 못하지만.
이번 서면 집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연설을 들었다. 국민의 힘으로 주권자의 힘으로 대통령의 범죄를 밝혀내고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 현재의 감정으로는 당연히 맞는 말을 했다. 하지만 뭔가 좀 아쉽다. 신은 그에게 완벽함을 주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좀 더 가슴 떨리는 연설을 기대한 나로서는 조금 아쉽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분노는 우리가 지난 대선 때 우리가 선택한 결정의 결과이다. 그 결과가 잘못되었을 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그 결정을 철회하고 민주주의의 힘을 보일 수 있는 주권을 표출하도록 가슴떨리는, 소름이 끼치는, 국민 개개인 하나하나가 이 큰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갖게 할 수 있는 호소력 있는 연설을 하게 된다면 나는 문 전 대표가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내용을 사실 안철수에게 기대했지만 그도 역시 그런 사람이었기에 매우 아쉽다.)
더불어 생각이 난 것은, 우리가 이렇게 정치에 대해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서로 얘기를 잘 못하는 것에는 나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서로가 서로에게 정치 얘기를 하고 논쟁도 하고 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나는 민주주의라고 본다. 여러 다양한 의견이 오고가기 때문에 골치아픈 점도 많지만, 나는 그런 과정들 속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보충되고 보완되면서 의견이 큰 한점으로 모일 수도 있고 각기 다른 작은 많은 점으로 분화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오프라인에서 정치얘기를 하면 곧 싸움이 나고, 온라인에서는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는 정치글은 곧 분쟁으로 이어지기때문에 금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들 마음속으로는 미국 배우들이 자유롭게 선호 정당, 정치 색을 밝히는 것을 부러워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그 한가지 이유로 우리나라의 교육환경,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얼마전 EBS 다큐 [정치의 기원] (제목은 확실치 않다.)에서 본 것 인데, 유럽의 청소년들은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대해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하고 공부하고 시험도 치르고 (레포트로도 내고) 한단다. 그렇게 친구들과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피력하고 의견을 나누면서 다양성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생각, 사상, 가치관들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의 어려움도 느낄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성인이 되기전의 학생으로서 공부하고 단련시키는 과정이 되어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자유롭게 정치 토론도 하고 (싸우지 않고) 논쟁도 할 수 있는 힘이라고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아내와 지난 이태리 여행에서 로마의 한 식당에서 뒤의 미국인 여행객들이 우리가 밥먹기 전부터 시작한 듯한 토론 (친구의 애인이 원치않는 임신을 했는데 그것 때문에 낙태를 해야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얘기로 추정됨)을 우리가 마칠 때까지 계속하는 것을 보고 참 놀랬었다. 그들은 크게 흥분하지도 싸우지도 않고 생각들을 얘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가? 토론 수업은 그저 형식적으로 몇번 하기는 하지만, 다들 형식적으로 지정된 사람만 지정된 발표 등을 하고, 다들 하기 싫어하고 귀찮아해서 입만 꾹 다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것은 성인이 되어 대학교에서도 직장을 다니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바로 이런 것들이 현재의 우리를 만들었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쉽게 바뀌기는 힘들었지만 지금부터라도 교육제도를 교육방식을 바꾸었으면 한다. 또한 우리 사회도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싸우지 않고 얘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