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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배트맨 vs 수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

예전에 헐리우드가 세계 상업영화를 지배하던 때를 보면 와장창 때려부수고 미국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테러하고 그런 얘기였다.
지금은? 바로 마블과 DC로 대변되는 코믹스 영화이다. 물론 예전에도 계속 있어왔지만, 계속 리부트 되어지면서 새로움을 추가하고 업그레이드 하면서 그 규모가 엄청나졌다.

나도 이런 코믹스 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이런 영화들의 세계관 등을 이해하고자 하는 것도 좋아한다. 아이언맨의 대성공으로 이어진 마블 코믹스의 영화들의 특징은 대단히 유머스럽고 익살스러운 장면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가볍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이다. 물론 몇몇 작품들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 같이 좀 진중해지는 영화들도 있지만 대체로 그렇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DC코믹스의 영화들은 어떤가? 수퍼맨, 배트맨.. 특히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트릴로지를 무척 좋아하는 나로서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주인공의 영웅으로서의 철학적 고뇌가 듬뿍 담긴 주제가 많이 들어가있는 영화가 많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이번 배트맨 vs 수퍼맨은 감독이 잭 스나이더다. 전작이 300, Man of Steel, Watchmen 등이다. 그만의 영상미가 물씬 느껴지는 영화들이다. Man of Steel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런 코믹스 영화들에는 맞는 감독인지는 항상 의문이 들었다. 왜냐하면 영상미는 좋지만 뭔가 그전의 영화들이 매끄럽게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았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슈퍼맨은 리부트 되고 1편만 나온 상태이고, 배트맨은 놀란의 트릴로지가 끝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새로 리부트되지도 않았다. 게다가 배트맨 역할은 데어데블을 맡았어떤 벤 애플릭이다. 이런 상황들 때문에 나에게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강을 하나 건너서 위치한 수퍼맨의 매트로폴리스와 배트맨의 고담시를 배경으로 맨 오브 스틸의 악당 조드가 메트로 폴리스를 초토화시킬 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브루스 웨인 회사 건물이 무너지고 직원들은 다 죽고, 거기서부터 배트맨의 분노가 시작된다. 중반까지는 큰 무리없이 지나가는데, 문제는 중반 이후부터이다.

갑자기 플래시 (나왔을 때는 누구인지 몰랐었다.)가 꿈 속에서 나와서 "로이스 레인이야!"라고 외치는 뜬금없는 장면에, 배트맨이 수퍼맨에게 엄청난 분노를 느끼는 장면까지.. 좀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거기에 갑자기 원더우먼이 은근슬쩍 끼어들게 되는데... 어벤져스 처럼.. 이런 영웅들이 모여서 전개되는 영화는 영웅 각자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나 배경 등이 잡혀있어야 관객들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이해하고 공감이 될텐데, 그런게 전혀 없다보니 몰입이 되지 않았다.

악당 렉스루터가 갑자기 배트맨과 수퍼맨에 개입하는 부분도 뭔가 좀 개연성이 떨어진다. 확실한 계기가 나와주었으면 하는데 그런 것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또한 배트맨이 크립톤 창으로 수퍼맨을 찌르려던 찰나에 수퍼맨이 "마사 (어머니)를 구해야 돼"라고 할 때 배트맨이 자신의 죽은 어머니 이름과 똑같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1분도 안되서 화해하고 렉스루터와 둠스데이를 치러가는 부분은 정말 매끄럽지 못한 전개이다. 이 부분을 좀 더 시간을 할애해서 연출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 영화가 개봉하면서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 사에서 프리퀄 애니메이션을 공개하였는데, 이 것들을 보고 나니 어느 정도 이 영화가 왜 이런 전개를 갖는구나하고 이해가 갔다. 새로 나오는 많은 캐릭터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와 함께 새로 전개되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번에 전개하려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듯 하다. 심지어 러닝타임도 2시간 반정도이다.

코믹스 팬들은 배트맨이 코믹스에 보다 가까워져서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고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 재밌게 봤다고 하는 사람들인 것 같기도 하다. 여하튼 나에게는 좀 매끄럽지 못한 전개에 재밌게 보진 못한듯 하다. 하지만 새롭게 DC코믹스 영화들이 연이어 시작되니 관객들로서는 재밌는 볼거리들이 생기는 기대감에 좋다고 생각된다.

 

나의 평점 : ★★